2023 하반기 팜테크 포럼
11월 2일 첫째 날 청년농부 세션…이석모 청송 청년연구소 대표
“농사를 지으면 아쉬운 점은 함께 할 청년농부가 없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농업에 꿈을 가진 청년들과 함께 농촌을 변화시키고 싶어 청년연구소를 만들었습니다.”
사과 농사로 사업까지 연결시킨 청년이 있습니다. 그는 1만 평의 땅을 소유한 농부이자 연 매출 23억 원(2019년 기준)을 달성한 사업가죠. 7년 차 농부인 그는 초보 농부는 아닙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아버지의 농사를 도왔습니다. 한국생명과학고등학교,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을 다니면서 농업과의 인연을 이어왔습니다.
이런 배경을 가진 그에게도 농업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꿀땡이’란 브랜드의 사과와 ‘블루피노’란 사과 탄산 주스를 만들고 있는 이석모 대표(33)를 30일 전화 통화로 만났습니다.
어릴 때부터 농업 한 길
‘소비자 니즈 충족과 A/S’
사과를 들고 포즈를 취하는 이석모 청년연구소 대표 ⓒ청년연구소
▶청년연구소는 어떤 회사인가요.
저는 7년 차 청년 농부이자 청년연구소 대표인데요. 청년연구소는 다양한 재능을 가진 청년들이 모여 농촌의 미래를 밝히자는 모토로 설립했습니다.
▶회사명이 어떤 뜻을 가지고 있나요.
농업인이 되어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주변 동료가 없다는 점이었어요. 회사가 성장하면 꼭 농업 그리고 농촌에 꿈이 있는 청년들을 채용해서 청년들과 함께 농업·농촌을 변화시켜야겠다는 포부를 가졌죠. 그래서 청년연구소라고 작명했습니다.
▶농업을 천직으로 삼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려서부터 부모님 농사일을 도우면서 자랐습니다. 부모님은 농업계 고등학교 진학을 권유하셨죠. 과감하게 선택했습니다. 경북대 농업대학교를 선택하면서 농업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얻었죠. 농업 동아리를 동기들과 운영하면서 취업이 아닌 창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석모 대표가 동업자와 함께 사과밭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청년연구소
▶어떤 새로운 시도를 했나요.
부모님은 공판장에서 물건을 판매하다 보니 매번 제값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제값을 받기 위해 온라인 소비자 직거래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또한 페루의 산삼이라 불리는 마카라는 작물을 동기로부터 듣게 됐죠. 직접 국내에서 재배부터 가공·판매까지 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사과 재배방식은 어떻게 바꾸었나요.
새로운 재배방식인 구요수(사과나무를 눕혀서 울타리처럼 평면으로 키우는 방식)를 선택했습니다. 인건비를 절감하고 사과의 착색 및 전지 및 관리의 편리성이 높아졌죠.
사과 재배 면적도 많이 늘렸습니다. 온라인 판매량이 급증하는 것으로 보고 과감하게 결정했습니다. 주변에선 반대도 많았지만 결국 제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고속성장의 비법 궁금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빠르게 반영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지금 대한민국 농업 그리고 농민의 가장 어려운 점은 판매(유통)입니다. 판매만 할 수 있다면 재배를 늘리거나 제품을 더욱 많이 생산할 수 있습니다. 제값을 받기 위해 온라인 직거래를 시작했고,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바로바로 반영했습니다.
이석모 대표는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확실하게 책임지는 A/S야말로 마케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청년연구소
▶마케팅을 따로 공부했나요.
마케팅이나 유통 교육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웃음). 저는 농업을 전공했거든요.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마케팅과 유통의 핵심은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적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는 겁니다. 그리고 변함없는 품질 그리고 확실하게 책임지는 A/S도 필수입니다. 이런 식의 마케팅을 해야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고,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생깁니다.
▶온라인 마케팅을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농산물이 부족했던 시대는 이미미 지나갔습니다. 이제는 골라서 소비하는 시대입니다. 농업인이 직접 소비자를 찾아 홍보하고 노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소비자의 니즈는 다양합니다. 구매하는 방식도 다양해졌잖아요. PC에서 구매하던 시대에서 모바일에서 구매하는 시대가 됐고요. 흐름에 맞춰 간단한 내용과 다양한 사진 및 동영상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아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광고도 적극적으로 하시는데요.
미디어에 노출한다는 것은 공개적으로 소비자분들과 약속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와의 약속을 공개적으로 보여드리는 거죠. 초심을 잃지 않고 달려갈 수 있는 길잡이가 되기도 합니다. 꾸밈과 숨김없는 청년 농업인의 모습과 의지를 그대로 전달하면 저희 가치를 분명 알아봐 주시는 소비자분들이 있으실 거라 생각했죠.
프리미엄 사과 꿀땡이
청년마을까지 꿈꾼다
이석모 대표가 사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청년연구소
▶1등급 사과 위해선 어떤 기술이 필요한가요.
가장 중요한 요건은 자연환경이에요. 자연 그대로 생산된 농산물이 1등급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위적으로 영양소를 공급하고 과도한 화학농약을 사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죠. 결코 농작물과 인체에도 큰 피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어요. 화학농약은 최소화하고 최대한 자연환경 그대로 생산하는 것이 1등급 사과 생산의 기술입니다.
▶꿀땡이 사과와 다른 사과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대부분의 사과 유통업자분들은 생산자와 재배과정을 전혀 알지 못한 채 겉모습으로 판단합니다. PLS 법(농약 안전기준)에 따라 잔류농약 검사도 강화됐으나, 현재 의무가 아닌 상황이죠. 꿀땡이 사과는 재배과정도 꼼꼼하게 점검하지만 잔류농약 검사 후 통과된 검증된 사과만을 판매하고 있어요. 물론 비파괴 당도 선별기를 통해 속이 썩었거나 당도가 낮은 사과를 구분해 내죠. 균일한 맛과 품질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연순환 농법은 무엇인가요.
말 그대로 자연에서 난 퇴비, 잡초 등을 농업에 순환시키는 거예요. 과수농장에 자연스럽게 나는 잡초를 그대로 키우고 베어 자연 그대로 유기질로 활용하고, 풋사과 퇴비를 숙성시켜 물에 녹인 뒤 천연영양제로 활용하는 등의 방법이죠. 이러한 순환농법으로 화학비료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저탄소 인증받은 농법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사과 이외에 어떤 작물을 키우나요.
기후가 급변하는 만큼 청송에서 자두, 복숭아, 포도 등이 조금씩 재배되고 있습니다. 최상품은 자연이 만들어요. 자연조건에 최적화된 자두 및 포도재배도 공부하고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
이석모 대표가 직접 만든 제품 ‘블루피노’를 들고 웃고 있다. ⓒ청년연구소
▶사과 탄산 주스 ‘블루피노’ 를 만든 계기는?
시중에는 농축액 베이스에 화학 첨가물이 들어간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탄산주스를 생산하고 싶었어요.
블루피노는 100% 청송사과를 착즙해 탄산가스, 비타민C만 함유된 건강탄산주스로 만들죠. 첨가물이 전혀 없어요. 저희가 만든 꿀땡이사과를 세척 및 파쇄해 갈변 없이 착즙하고, 탄산가스를 주입해 생산합니다.
▶생산 과정에서 가장 예민한 공정은 무엇인가요.
원물과 착즙이라고 생각해요. 100% 청송사과 탄산주스인 블루피노는 원물이 모든 맛을 좌우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농축액 베이스 음료는 화학첨가물로 맛을 조절할 수 있지만 저희는 그렇지 않거든요. 착즙 과정에서 일어나는 갈변 등의 품질 이슈는 공정을 개선해 신선하게 착즙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석모 대표는 농촌의 꿈을 가진 대한민국의 모든 청년이 협업하는 마을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청년연구소
▶농업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까요?
농업은 자연이 만드는 결과물입니다. 과학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자연이 만들어 낸 결과물과는 똑같을 수 없고, 사람의 입맛을 과학이 완벽하게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농업의 선진화된 미래기술은 오히려 과거와 같이 화학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흙에서 건강하게 자란 유기농 농산물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팜테크포럼 발표 주제 무엇인가요.
모든 사업의 핵심은 소비자 확보라는 점에서 마케팅과 브랜딩이라는 주제로 강의합니다.
(관련 영상: https://tv.naver.com/v/40766266)
더농부 인턴 양정민
제작 총괄 : 더농부 선임에디터 공태윤
nong-up@naver.com
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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