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에서 초·중등학생 20여 명이 연루된 집단 폭력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은 5번째 출동해서야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1일 충남 천안동남경찰서는 최근 천안에서 발생한 집단 폭행 사건에 연루된 초·중등학생 20여 명을 공동폭행 등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1일 오후 4시께 동남구 성황동 한 공사장에서 아산지역 중학교 1학년 A양과 천안지역 초등학교 5학년 B양을 집단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폭행은 30여 분간 이어졌고 현장에는 소문을 듣고 온 천안지역 또래 학생들까지 30여 명이 폭행에 가담하거나 옆에서 부추기는 등 폭행에 동조하는 행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학생들은 휴대전화로 이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서로를 향해 ‘왜 안 때리냐’고 윽박지르면서 동조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폭력 세기가 커질수록 환호성이 커지기도 했다.
일부 가해 학생들과 피해 학생은 서로 알던 사이로, 가해 학생 중 한 명이 A양이 자신에 대해 뒷담화를 해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학생은 뇌진탕을 진단받았고, 정신적 충격으로 등교는 물론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 학생 대부분은 만 14세 미만인 형사 미성년자(촉법소년)로, 수사가 마무리돼도 검찰이 아닌 소년부로 송치될 전망이다.
특히 폭행 당시 큰 소리와 비명에 경찰 신고가 5차례 있었으나 4차례는 그냥 돌아간 것으로 전해져 공분을 사고 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피해 학생은 “나를 때린 언니들이 옆에서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고 있어 겁에 질린 내가 ‘넘어졌다’고 답하니 경찰이 그대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반면 경찰은 “(피해 학생이) 애들한테 맞은 게 아니고 넘어져서 다쳤고, 넘어지는데 그 애 친구한테 밟혔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경찰은 5번째 출동에서야 폭행 피해를 파악했다. 피해자 가족은 아이의 상태를 보면 폭행 흔적이 분명한데 경찰이 그냥 현장을 떠날 수 있는지 분통을 터트렸다.
경찰은 폭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부 가담하거나 방조한 학생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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