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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수사·재판’에 잇단 사법 태클…”고소·고발 넘은 비난 ‘야만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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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사진=연합뉴스]

최근 야권에서 특정 정치인을 수사한 검사의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가운데 사법권 행사를 침해할 수 있다는 강한 우려가 법조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1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엄희준 대검찰청 반부패기획관에 대한 탄핵이 거론되고 있다. 탄핵 청원의 사유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재판과 관련한 모해위증교사 혐의다. 

하지만 이 혐의는 2년 전 대검찰청이 혐의없음으로 종결한 사건. 추가적인 사유가 없으면 실제 탄핵 절차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더불어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는 엄 기획관의 탄핵을 요청하는 내용의 청원에 7768명이 동의했다. 이는 청원 내용에 답변이 이뤄지는 기준의 15% 수준이다.

민주당 국민응답센터는 청원글 게시 후 30일 동안 권리당원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청원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해당 청원의 종료 기간은 오는 12일까지다. 

해당 청원은 “한명숙 전 총리 재판 관련 모해위증교사 의혹을 받았던 엄희준 검사는 한 전 총리 사건과 무관한 사람들 최소 11명 이상의 신원과 사법적 약점 등을 사찰하듯 살펴본 뒤 자신이 원하는 진술을 얻어내려고 검찰 조사실 등으로 불러 회유하고 압박했다”고 주장한다.

앞서 대검은 한 전 총리 재판과 관련해 한모씨와 최모씨가 제기한 전·현직 검사 등 16명에 대한 모해위증교사, 모해위증방조 의혹 민원 사건을 지난 2021년 3월 5일 혐의없음 취지로 종결했다. 추가적인 사유가 없으면 실제 탄핵 절차로 이어지기는 어렵지만 사건 종결 2년이 넘은 시점에서 탄핵이 거론되는 것이다. 

엄 기획관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장 당시 이 대표의 대북 송금 의혹과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등을 수사하다 지난 9월 20일 단행된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대검으로 자리를 옮겼다.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는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을 요청하는 청원도 올라왔다. 이 차장은 자녀 위장 전입 등의 의혹으로 민주당으로부터 고발돼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하고 있다. 

그는 쌍방울그룹의 이 대표 쪼개기 후원 의혹, 이 대표 배우자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쌍방울 기업 비리 의혹 등 야권이 껄끄러워할 만한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

판사 사회를 향한 시민단체의 압박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지난달 12일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이 유창훈 부장판사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각하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고발장 내용만으로도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고 ‘혐의없음’이 명백해 각하 처분했다”고 밝혔다.

유 부장판사는 9월 27일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등으로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불구속 수사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기각했다.

이에 자유대한호국단은 지난달 4일 “유 부장판사가 불법적인 결정을 내려 검찰이 구속 수사할 권리가 행사되지 못하게 방해했다”고 주장하며 유 부장판사를 고발했다.

법조계에선 특정 정치인에 대한 수사나 재판을 담당한 법조인도 비판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불필요한 사법 절차 제기는 사법 독립을 침해할 수 있는 만큼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명백하게 범죄와 관련돼 구체적인 물증이나 혐의가 확실하면 탄핵할 수도 있겠지만 누구를 수사했다거나 기소했다는 이유로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결론이나 판결이 어떻게 되느냐가 아니라 수사나 재판을 위축시키기 위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법 판사를 지낸 또 다른 변호사는 “중요 사건에 대한 영장심사 자체가 부담인데 결과에 대한 고소나 고발은 사법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라 그나마 양반”이라며 “개인을 비난하는 현수막을 법원뿐만 아니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곳까지 걸어두는 행위는 정말 이기적이고 야만적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CP-2023-0070@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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