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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와 코스닥 등 국내 증시가 침체가 중견·중소 상장사의 유동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자금줄인 전환사채(CB)의 전환권 행사 건수가 줄어들면서 당장 현금상환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규 발행도 쉽지 않다. 조달금리 상승으로 인해 전환사채 투자자를 찾기도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주력 자금 조달 창구 역시 전환사채의 전환권 행사나 발행이 차질을 빚게 되는 상황이 중견·중소형사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분기 전환사채 권리행사 건수는 825건으로 전분기 대비 20.5% 감소했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반등세를 보이자 1분기 732건, 2분기 1042건으로 증가세를 보였으나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환사채는 발행 자금을 일정한 조건(행사가액, 행사기간 등)을 적용, 발행사의 주식(신주)로 교환이 가능한 채권을 말한다. 행사가액이 현재 주가보다 낮게 책정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주식으로 전환 후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으며, 발행회사는 주식으로 빚(전환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주식으로 갚기에 당장 자금마련 부담을 피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선택은 채권자의 몫이다. 주가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의 크다면 현금상환을 요구할 확률이 커진다.
문제는 현재 국내 증시 상황이다. 긴축정책에 따른 고금리 지속,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확전 가능성에 따른 불안감 확대,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 부진 등이 겹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환사채 발행이 활발한 코스닥은 고금리 환경과 부진이 예상되는 경기로 인해 9월 ?8.6%, 10월 ?7.3%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2차전지 테마주 열풍 속에 2분기 한 때 956.40를 기록, ‘천스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나 현재는 739.23(1일 종가) 수준까지 떨어졌다.
더구나 국내 증시 전망도 좋지 않다. 불확실한 대내외 시장환경 외에도 최대 규모의 공매도와 반대매매 규모, 대주주 양도세 회피를 위한 매물 출회 등 투심의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존재하고 있다. 이와 관련 SK증권 리서치센터는 “증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며 “중소형주의 실적 회복세가 생각보다 더딘 흐름을 보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결국 전환사채 비중이 높은 코스닥 상장사는 유동성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금리에 따른 조달비용의 증가로 인한 차입 부담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현금상환을 위한 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증시 부진은 새로운 전환사채 발행이나 유상증자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쳐, 자금조달의 운신 폭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한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는 “증시 하방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고금리로 인한 조달금리 상승으로 CB에 자금을 투입할 투자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며 “전반적으로 3분기 실적이 좋지 않으면서 더욱 발행이 어려워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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