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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의 주주환원 카드가 주가 반등에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7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일주일 동안 1% 상승에 그쳤다. 영풍제지가 거래재개 후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키움증권의 미수금 리스크가 커진 까닭이다. 영풍제지 사태 이후 키움증권의 주가가 20% 가까이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자사주 매입 카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셈이다.
더구나 하한가 매도 잔량이 여전히 많아 추가적인 하한가 발생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영풍제지의 하한가가 지속될 경우 미수금 리스크도 커지면서, 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키움증권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61% 오른 8만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달 25일 미래에셋증권과 자기주식취득 신탁 계약을 체결하고 7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공시했다. 업계에선 최근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인한 미수금 리스크가 커지자, 주가 하방 압력을 낮추기 위해 이번 계약을 체결했다는 평가다.
영풍제지는 지난달 18일 처음으로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후 한국거래소가 영풍제지에 대한 주가조작 세력 개입 가능성을 고려해 19일 거래를 정지시켰다. 영풍제지의 주식 거래는 거래정지 일주일 뒤인 지난달 26일부터 재개됐지만, 첫날부터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3만3900원으로 거래를 재개했던 영풍제지 주가는 지난 5일 동안 149.7% 하락해 1일 572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키움증권은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영풍제지 미수거래에 대한 증거금률(거래대금에 대한 보증금 비율)을 40%로 유지하면서 주가조작 세력들의 표적이 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영풍제지 하한가 이후, 키움증권에서만 수천억원의 미수금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키움증권은 지난 20일 고객 위탁 계좌에서 4943억원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미수금 리스크로 키움증권 주가는 18% 급락했다.
키움증권이 미수금 리스크를 의식해 내놓은 자사주 매입 카드도 큰 힘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자사주 매입 소식을 전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키움증권 주가는 총 1.4% 상승에 그쳤다. 지난달 11일 주주환원 정책 발표를 통해 15.1%까지 급등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사뭇 다른 모습이다.
5거래일 연속 하한가에도 영풍제지 매도 잔량이 여전히 많아, 추가적인 주가 하락도 불가피해 보인다. 이날 영풍제지의 하한가에 쌓인 매도 잔량은 2879만주로 전날 2603만주보다 오히려 늘었다. 이에 따라 키움증권의 미수금 리스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결정 발표가 키움증권의 미수금 리스크로 인한 주가 하락을 방어한 측면이 있고 추가적인 하한가 발생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주가가 더 하락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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