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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스크①] 2024 한국경제, 중국 경기가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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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진행됨에 따라 한국경제는 고금리, 고유가, 고환율에 발목이 잡혀있는 상황이다. 또한 미·중 패권전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한국 경제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한국 수출기업들은 비즈니스 전략과 수출입 등 경제 성장 모델의 변화를 겪고 있다. 이에 <투데이신문>은 내년 경제의 리스크 요소들을 짚어보고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전문가들을 통해 들어보고자 한다.

【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기존 2.4%에서 2.2%로 낮춰 잡았다. 이는 중국의 경기 침체와 미국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 그리고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인한 유가 불확실성 확대 등 물가 안정 목표 달성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특히 세계 각국의 경제가 미·중 패권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새로운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가운데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고 전형적인 수출주도형 경제성장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의 경우 경제 성장을 위한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투데이신문>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김윤지 수석연구원을 만나 수출 전망을 비롯해 환율, 유가 등 2024년 한국경제에 영향을 미칠 요소들을 진단해 봤다.

한국수출입은행 김윤지 수석연구원  ⓒ투데이신문
한국수출입은행 김윤지 수석연구원 ⓒ투데이신문

미·중 패권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있어 우리나라의 영향은.

미·중 관계가 너무 악화되는 것도 세계 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디리스킹(de-risking)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따라서 올해보다는 내년에 공급망 쪽에서 크게 영향을 받는 요소들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미국이 너무 강성으로 나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디커플링을 대신하는 개념으로 중국과 경제협력을 유지하면서도 의존도를 낮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줄이자는 의미로 최근 국제 외교 무대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보다 위안·달러 환율이 우리나라 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위안화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나 아주 직접적이진 않다. 환율이 영향을 받는 정도가 있는데 우리 환율은 경상수지의 문제와 미국 금리 수준이 더 직접적으로 연동한다. 따라서 내년 미국 금리가 제일 중요하다. 내년 미국 금리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연말쯤 돼야 4% 후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1250원에서 1310원 정도의 밴드에서 완만한 하향 추세를 예상한다. 

수출주도형 성장을 하는 우리나라의 경제 특성상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출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전망하는가.

우선 올해 4분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5% 정도 증가세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경상수지는 수출 둔화가 요인이 될 때도 있지만 사실 수입이 늘어날 때 악화된다. 수입은 절대적으로 유가에 연동하기 때문에 유가의 방향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해 경상수지 악화의 원인은 대부분 높은 유가에 기인한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유가 불확실성이 커졌다. 배럴당 90달러에서 100달러까지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 

지금 중동 정세 때문에 약간의 변동성은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지난해 보다는 높은 유가 수준을 형성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실제로 중동 분쟁이 전면화됐을 당시 변동성이 잠시 커졌지만 금방 자리를 잡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수출이 조금씩 개선된다면 경상수지는 플러스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유가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가 급등의 원인은 타이트한 공급 측면도 있지만 사실 수요가 높아야 한다. 현재 미국의 경기가 계속 좋게 나오고 있지만 세계 경제는 전반적으로 전망이 밝지 않다. 그래서 유가 수요가 아주 높아질 만큼 경기가 활황세로 간다고 보기 어렵다. 때문에 유가는 내년에도 80달러 초중반 대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

유가는 현재 중동 분쟁보다는 경기 영향이 중요한 것으로 이해된다.

경기가 사실 더 영향이 크다. 유가는 공급량에 따라서 가격이 움직이는데 그건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경기만으로 판단해야 한다. 

세계 경기 전망이 좋지 않은데 우리나라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올해 세계 교역 증가율이 굉장히 낮았다. 지난해 기준 교역 신장률은 5.1%를 기록했으나 올해 IMF 발표에 따르면 0.9%였다. 이는 제조업 교역 위축에 기인하는데, 올해 제조업 교역이 너무 안 좋아서 내년에는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설비 투자도 굉장히 위축돼 있었기 때문에 내년에는 마냥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 조금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내년 우리나라 수출은 7~8%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중국 경기가 좋지 않다. 중국에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제도 타격이 예상되는데.

맞다. 사실 이게 우리나라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이 20~25%고 여기서 반도체 관련 수출은 약 절반쯤 된다. 그러니까 반도체 경기가 안 좋다는 말은 중국이 안 좋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지금 우리나라의 수출이 플러스가 되는데 가장 중요한 건 반도체지만 그보다 중국 경기가 살아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추이. D램은 DDR4 8Gb, 낸드플래시는 128Gb MLC 고정거래가격 기준. [사진출처=옴디아,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메모리 반도체 가격 추이. D램은 DDR4 8Gb, 낸드플래시는 128Gb MLC 고정거래가격 기준. [사진출처=옴디아,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대중국 수출 비중이 가장 큰 반도체 가격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당초 내년 1분기까지는 가격이 하락하고 2분기부터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 제품별 현물가격이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반도체 평균 가격 상승도 이르면 4분기, 늦어도 내년 1분기에는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얘기가 나오고 있다.

다만 현재 가격 반등이 감산 효과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수요가 늘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올해 미뤘던 투자가 내년에 이뤄지면 반도체 가격도 같이 반등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

중국 경기가 살아나도 이미 몇몇 시장은 중국이 자사 제품으로 대체 중이라 반도체를 제외하고 수출 품목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아직 반도체의 경우 중국과 격차가 있어서 중국 경기가 회복되면 수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나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등의 시장은 중국에 뺏겨버린 상황이다. 이런 시장은 중국의 경기가 살아나도 크게 좋아질 게 없다. 다만 실제 중국이 자사 제품으로 대체 중인지 아닌지는 실제 경기 회복기에 시간을 두고 확인이 더 필요하다.   

우리나라 경제는 결국 중국이 키를 쥐고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 미국 경기가 좋은 것보다 중국 경기가 살아나는 게 수출 회복에 훨씬 중요하다. 최근 우리나라는 기계 수출이 굉장히 잘 되고 있다. 이는 미국 인프라 쪽 경기가 좋아서다. 그러나 내년까지 계속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이때 중국 경기가 좋아서 받쳐 줘야 하는 데 현재 미국만 좋고 중국 쪽 상황이 계속 좋지 않다면 결코 우리에게 유리한 조건은 아니다. 

극심한 엔저 현상에 따른 우리 수출기업들의 경합은 어떤가.

엔저에 대한 영향을 수출기업 설문을 통해 항상 질문을 넣어보는데 생각보다 엔저 영향이 우리나가 기업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경합하는 상품이 많긴 하지만 딱 환율(가격)만으로 경합을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상품의 경쟁력과 공급망 등의 영향을 더 받는다. 다시 말해 예전에는 가격 경쟁을 했기 때문에 엔저가 우리나라가 수출기업에 불리한 측면이 있었다면 현재는 그 영향이 줄어드는 추세다. 

CP-2022-0036@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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