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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재 현대해상 대표가 발달지연 아동 실손의료보험 부지급 사태와 관련해 늦장 대응으로 ‘오비이락’의 눈총을 받고 있다. 논란이 불거진 지 6개월여가 흘렀지만 국회가 불러서야 기존 입장을 선회한 뒤 국정감사 증인에서 제외됐으나, 조속한 이행에 나서지 않으면서 “국감 면피용”이란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치료사 자격과 상관 없이 제도 개선 전까지 우선 지급”을 약속했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선제적으로 대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칫 ‘어린이보험’ 강자인 현대해상이 소비자 보호를 외면하고 이익 만을 좇는 기업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해상 측은 과잉진료·청구 탓에 지급 기준을 강화했으나, 의원실과 협의를 거친 만큼 상세 방안을 조속히 수립해 고객들에 안내할 예정이란 입장이다.
1일 발달지연 아동 부모 단체 등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발달지연 아동의 실손의료보험 지급과 관련해 ‘민간자격자 치료 청구 건에 대해 우선 지급’키로 했으나 아직 이행하지 않은 상태다.
이성재 대표는 지난달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좌담회를 갖고 관련 방침을 약속했다. 공교롭게도 ‘발달지연 아동 실손보험 부지급 사태’ 관련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던 이 대표는 다음 날 명단에서 빠졌다.
이 대표의 공언 후 발달지연 아동을 둔 몇몇 부모들은 현대해상 고객센터에 지급 여부를 문의했으나 “본사 지침이 안 내려졌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대해 현대해상 측은 “실손보험은 특정 피보험자 이외에 다른 계약자들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는 사항으로 상세 방안에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며 “조속히 수립해 안내할 예정이고, 의원실과의 협의 사항에 충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훈식 의원실 관계자는 “관련 사안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현대해상의 미온적 대응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발달장애 아동 부모는 “국회가 불러서야 대표가 나선 것은 국감 면피용이란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현대해상은 5월부터 발달지연 아동의 민간자격자 치료 시행 건에 대해 의사의 치료 주도 여부에 대한 추가 심사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민간 자격을 보유한 이들이 행하는 검증되지 않은 놀이·미술 치료 등을 의료 행위로 볼 수 없고, ‘브로커’가 낀 부적절한 과잉 진료가 다수 발생한다고 판단해서다.
이에 ‘발달지연아동 권리보호 가족연대(이하 가족연대)’ 등 관련 단체는 반발했다. 보험사들이 인정하는 국가자격 치료사가 있는 병원과 발달장애인 거점병원 등은 예약 대기가 길어 치료받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종합병원급 센터의 경우 평균 치료 대기기간이 200일, 최장 900일이 넘는 곳도 있다. 더구나 놀이치료 등 발달지연 치료사는 대부분 민간자격을 보유한 이들이 많다.
가족연대 관계자는 “놀이 치료 등은 국가 자격증이 없어서 민간 자격사에게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일부 문제가 있는 병·의원 때문에 정당한 치료를 받아야할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선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발달지연은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부모들은 민간 보험사의 어린이 실손보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보험업계에선 놀이·미술 등 의료 행위자 자격 관련 재정립, 비급여 치료에 대한 요양급여 등재 검토, 발달장애 아동 거점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 지원 방안 마련 등을 제언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실손보험 의료비 지급 대상이 아닌 발달장애 아동들의 재활치료가 사각지대에서 소외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복지 정책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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