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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재외공관 잇따라 철수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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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스페인 북한 대사관

Getty Images

최근 북한이 여러 해외 공관에서 외교 인력을 철수시키면서 경제 상황을 고려해 외교적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스페인인민공산당(PCPE)이 공개한 외교 문서에 따르면 주스페인 북한 대사관의 서윤석 대사 대리는 지난 26일 스페인에서 북한 외교 인력이 철수하고,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관이 기존 업무를 맡는다.

이에 앞서 북한이 오랜 외교 관계를 이어온 아프리카 우간다와 앙골라에서도 공관 인력을 철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북한은 홍콩 총영사관을 비롯해 추가 폐쇄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은 올해 10월 기준으로 재외공관 50여 곳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종의 구조조정”

전문가들은 북한의 재외공관 철수 결정이 실질적 구조조정에 가깝다고 봤다. 북한이 여러 지역에 재외공관을 두는 것이 더 이상 큰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북한의 재외공관 철수가) 특별히 해당 국가와의 관계를 고려한 외교적 제스쳐는 아니라고 본다”며 운영 비용 절감 등을 위한 정책 결정인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인근 지역에서 외교적인 대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국가들을 선정했다는 느낌도 든다”고 덧붙였다.

예전부터 북한은 재외공관을 통해 외교 관계를 이어갈 뿐만 아니라 이를 외화벌이 수단이자 정보 취득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 위원은 “유럽이나 아프리카에 있는 국가들 같은 경우 현지 경기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외화벌이 사업을 못 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이 ‘정상국가’를 표방하고 있긴 하지만, 외교 공관들이 제대로 활동도 못 하고 운영 비용 등과 관련해서 허덕이는 모습 자체가 오히려 정상국가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을 수 있다”고 봤다.

통일부는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로 북한 재외공관의 외화벌이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더 이상 공관을 유지하는 게 어려워져 철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상황을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일종의 구조조정”이라며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고 또 앞으로 더 집중해야 하는 지역에 인력과 자본을 재배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러시아와 중국 등을 중심으로 한 외교 전선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 교수는 “이제 반제·반미 공동 전선을 구축하는 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외 정책 기본 방향”이라며 “이러한 뜻을 같이하는 국가와는 우호적 관계를 계속 확대하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와의 관계는 정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했다.

주스페인 북한 대사관

Getty Images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북한 대사관

북한 내 경제 상황 악화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 등으로 북한 내 경제 상황이 악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1일 페이스북에 “북한이 다수의 해외대사관을 한꺼번에 철수시킨 것은 90년대 말 ‘고난의 행군’ 이후 20여 년만”이라며 “이번 해외대사관 철수 역시 ‘고난의 행군 시즌2’의 징조로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썼다.

올해 북한에서 목선을 타고 한국으로 들어온 이들은 식량 부족 등 극심한 생활고를 탈북 동기로 손꼽았다.

차 위원은 현재 북한의 식량난 문제는 “생산·유통·분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지역에 따라 불균등하게 나타난다고 봤다. 절대적 식량 생산량이 늘더라도 양강도나 자강도처럼 도로와 철도 등 유통망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은 지역이거나 배급을 담당하는 관리들이 부패한 경우 주민들이 배를 곯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외교부는 “현재로선 공관 철수 배경과 의도 등에 대해 예단하지 않고자 한다”며 “북한의 대외 동향을 지속적으로 주시해 나갈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CP-2022-0268@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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