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NC 다이노스의 포스트시즌 9연승 행진. 미친 선수가 타선에만 있는 게 아니다. 알고 보면 이 투수의 환골탈태가 엄청난 시너지를 낸다.
우완 신민혁(24)이다. 야탑고를 졸업하고 2018년 5라운드 49순위로 입단한 우완투수. 작년까지 별 볼일 없는, 평범한 투수였다. 10승도, 3점대 평균자책점도 못했다. 그러나 강인권 감독은 올 시즌 신민혁에게 꾸준히 선발 등판 기회를 줬다.
에이스 에릭 페디(30경기) 다음으로 가장 많은 24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올 시즌 NC 투수들 중 20경기 이상 선발 등판한 ‘유이’한 투수. 그만큼 토종 선발진이 불안했다. 구창모의 부상과 시즌 아웃, 이재학, 최성영의 부상과 기복이 결정적이었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는 투수가 많았다.
실질적으로 신민혁이 페디와 태너 털리에 이어 3선발 역할을 했다. 29경기서 5승5패 평균자책점 3.98. 그러나 절대적인 기준에선 무게감이 떨어졌다. 퀄리티스타트 5회에 그쳤다. 그렇다고 스피드가 압도적인 것도, 커맨드가 아주 빼어난 것도 아니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 141.2km. 작년 142.4km보다 살짝 떨어졌다.
그랬던 투수가 가을야구 2경기서 환골탈태했다. 표본이 적어 ‘레벨 업’이라고 말하기엔 섣부르다. 그래도 정규시즌과 너무 다르다. 10월22일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5⅔이닝 4피안타 3탈삼진 1볼넷 무실점, 31일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서 6⅓이닝 1피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
2경기 12이닝 5피안타 무실점이다. 정규시즌의 경우 포심보다 커터, 체인지업의 비중이 높았다. 가을야구 2경기서도 이런 양상은 흡사했다. 그러나 스트라이크 비율도 높았고, 몸쪽과 바깥쪽 모두 잘 활용했다.
현장에선 신민혁이 페디를 벤치마킹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자세히 보면 신민혁이 투구판을 밟고 투구 동작에 들어갈 때 고개를 숙여 포수를 응시하는 모습이 페디와 꽤 비슷하다. 이 또한 페디 효과이며, 신민혁의 학습 능력이 좋다는 의미다.
좀 더 꾸준해야 인정할 수 있다. 단, 무대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2경기라고 해서 무시해서도 안 된다. 큰 무대의 성공 체험은 선수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 NC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면 또 소중한 기회의 장이 신민혁에게 열린다.
토종 선발진이 약한 NC로선 장기적 차원에서 큰 무기 하나를 얻었다. 잔부상이 많은 구창모에게만 언제까지나 의존할 수 없다. 확실한 젊은 선발을 더 만들어야 한다. 신민혁이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2023년 가을을 잡고 2024년 희망까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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