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아무 사진이나 주워옴
아까 고독사로 ㅇㅂ 간 글에 댓글로 대충 남겼는데 마저푼다. (중복 내용인데 좀 풀어 씀)
본인은 오피스텔 위주로 하는 부동산임.
오피스텔에 사는 사람은 알겠지만 인간백화점이다.
남녀노소가 산다. 그 좁디좁은 원룸에 갓난아기 부터 당장 내일이라도 돌아가실것 같은 노파도 살고
암튼 이때까지 내가 관리하는 집 세입자 중에 열명은 더 죽은것 같은데(99% 자살)
인상적인것 하나 푼다.
지금으로부터 4~5년전 30대후반녀.
그 당시 나 보다 2살 많았음. 업소아가씨.(보도)
추운겨울이었는데 웬 아저씨가 어리숙하고 쭈뼛쭈뼛 하는 나이 많은 아가씨(?)를 데리고 들어옴.
못배워 먹게 생긴아저씨는 “니가 살집인데 자세히 잘 봐라”면서 나한테는 귓속말로 제일 월세 싼방으로 보여 달라고 했음.
흰색 후리스 점퍼를 입었는데 여러모로 꾀죄죄 했음. 머리도 떡져있고 말투는 푼수 느낌.
약간경계선 지능 장애로 보임.
방을 구해주고 잊고 살았는데 임대인에게 월세가 안들어온다는 연락을 받고 세입자에게 연락을 하였으나 연락이 안됨.
알빠노 하고 또 잊고 지냄. 한달은 더 지난후 관리실에 전기나 수도를 쓰고 있는지 물어보려고 전화를 하니
그 집 아가씨 자살한거 모르셨냐고 말함. 왜 주인한테 얘기안했냐고 하니. 경찰에서 얘기한줄로 알고 있음.
사실 임대인한테 떠밀고 싶었지만 부동산을 하면 매물관리를 해줘야 되기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집안에 들어 갔음.
집을 치우면서 봤는데 방 한가운데 그네의자에 헤어드라줄로 목멘흔적(가위로 잘라놈).
말도 안되는 가구들이 많았음. 다 주워온것 같더라. 암튼 말로 표현하기 뭐한데 구질구질하게 살다갔네 이 생각이 들었음.
식탁 밑에 신발 박스안에는 즉석복권 로또용지가 가득차 있었음.
밥상이 하나 있었는데 위에는 밥상이 가득 찰정도로 사건부랑 판결문이랑 벌금고지서가 뒤엉켜 있었음.
대충 기억나는 내용은 본인이 원고인 사건은
서울에서 모델에이전시 대표에게 오디션 명목으로 나체사진 촬영 요구와 직업알선의 댓가로 성관계를 했다는 내용.
조서에는 사무실에서 몇 회 어느 모텔에서 몇회 차에서 몇회 구체적으로 적혀있었음.
걍 모자라니까 데리고 다니면서 따먹기만 한것 같음.
정작 일자리 소개는 안해줘서 형사고소 한거.
결국 대표가 감빵에 갔는데 변호사를 시켜서 합의금으로 3천인가 얼마를 준다고 속인다음에
합의서에 서명이랑 지장까지 찍게 만들고 돈은 안 준 모양. 잘은 몰라도 내용이 다른 합의서 두개를 가지고 와서 장난친 것 같음.
무식한 말주변으로 탄원서는 많이 써놨던데 내가 보기엔 3천만원 화대를 받고 싶어하는 것으로 밖에 안보임.
본인이 피고인 사건도 있었음. 같이 일하는 업소 아줌마랑 싸워서 대가리를 맥주병으로 깨버렸다고 함.
특수폭행으로 벌금형.(합의는 못한것 같음)
또 기억나는 유품은 신발장안엔 고양이 유골함(고양이가 열어둔 창문으로 떨어져 죽었다고 함-고양이한테 언니가 미안해 하고 편지 써놨더라)
그리고 TV밑 수납장엔 일기장이 있었는데 외항선박 타는 50대 아저씨랑 결혼하기로 약속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음.
그 아저씨한테 쓴 편지도 엄청 많았는데 결국 붙이지는 못한 모양이더라.
아마도 자기 혼자 결혼을 약속한것 같음. 먹버 당했겠지.
또 사진 앨범이 하나 있었는데 자기의 누드 사진이 있었다. 컬러프린터로 프린트한것 같은데 제 정신이 아닌것 같았음.
그 여자의 인생을 이해보려고도 했는데 사실 잘모르겠더라.
괜히 뒤적여 본것 같기도 하고
여럿 자살자의 사연을 봤지만 이 여자만큼 하찮게 느껴지는 인생이 없었다.
3천만원 받으려고 아둥거리는 모습하고 어쩌면 마지막 희망으로 여겼을 50대 아저씨.
보잘것 없고 혐오스러운 인생이지만
그런 존재한테도 보살핌을 받던 고양이가 있었다는 것도 아이러니 하게 느껴지더라.
한달이나 더 늦게 안 죽음이지만
말로 형용할수 없는 씁쓸함이 있던 인생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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