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3일 이스라엘에 다시 급파한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7일 전쟁 발생 직후인 11일, 16일에 이어 세 번째로 이스라엘을 찾는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지상전 수위를 높이면서 민간인 희생을 줄이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이어 요르단과 튀르키예를 방문해 전쟁과 관련한 대응책 등을 의논할 것으로 보인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블링컨 장관이 오는 3일 이스라엘과 요르단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롯해 수뇌부 인사들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이스라엘이 국제법에 따라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를 지지하면서도, 민간인 사망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주의를 다할 필요성을 언급할 계획이다. 또한 가자지구 민간인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밀러 대변인은 전했다.
가자지구 민간인 희생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정치적 부담이 확대되면서 이스라엘에 군사작전의 출구전략에 대해서도 집중 질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에 이어 요르단을 방문해 민간인 생명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민간인들을 향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지속적으로 제공하려는 노력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문에서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끝난 뒤 현재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지구의 통치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그는 중동 지역 파트너 국가들과 지속가능한 중동 평화를 위한 조건을 의논할 계획이며, 여기에는 팔레스타인 국가건설 방안이 포함돼 있다고 밀러 대변인은 전했다. 팔레스타인 통치 모델과 관련해 미국의 원칙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국가로 존재하는 ‘2개의 국가’ 해법 ▲하마스의 가자지구 통치 불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 불가라고 밀러 대변인은 설명했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은 이란과 레바논 무장단체인 헤즈볼라가 개입할 명분과 시간을 줘서는 안된다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튀르키예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 요르단을 방문한 뒤 5일에는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를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을 직접 만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튀르키예는 팔레스타인 지지 입장을 표명하며 종전 방안으로 주변국이 참여하는 ‘다자 평화보증’ 구상을 제안한 바 있다.
한편 이스라엘이 지난달 31일 가자지구 자빌리아 난민촌을 폭격해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자 국제사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경악했다”며 이스라엘을 강력 규탄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사무총장도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민간인 살해에 대해 가장 강력한 어조로 규탄했다”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에 폭력과 고통을 멈추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미국 백악관은 직접적인 반응은 자제하면서도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스라엘과 대화하면서 민간인 사상자에 대한 우려와 이스라엘이 그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 조심하고 신중해야 한다는 당부를 빼놓지 않는다”며 “우리는 민간인 피해에 대한 관심을 거두지 않았고 앞으로도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난민촌에 이틀 연속 폭격을 가하는 등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지상전은 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며 “진군 계획, 정밀한 정보, 육해공 합동 공격 등으로 우리는 하마스의 방어 전선을 깨뜨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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