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 진출 후 경력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최근 귀국한 김하성(28‧샌디에이고)에 대한 호평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한 매체가 선정한 2023년 올해의 선수 랭킹에서 당당히 ‘TOP 30’에 포함되는 등 주가가 치솟는 중이다. 바야흐로 김하성의 전성기가 열린 기분이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블리처리포트’는 2일(한국시간) 자사가 참고한 여러 가지 기준을 종합해 현시점 메이저리그 선수 랭킹 ‘TOP 100’을 발표했다. ‘블리처리포트’는 선수 랭킹 기준에 대해 ‘팬그래프’와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기본으로 한다면서도 올 시즌 성적,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선정 여부, 올스타전 출전, 부상자 명단 등재 기간 등 다른 지표도 두루 살폈다고 설명했다. 대신 포스트시즌 활약상은 기준에서 배제됐다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쟁쟁한 선수들이 이 순위표에 총망라된 가운데, 올해 공‧수‧주 모두에서 뛰어난 활약을 했던 김하성은 전체 28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인 선수가 메이저리그 ‘TOP 30’에 포함된 건 전성기 당시의 추신수(SSG)나 사이영상 경쟁 당시의 류현진(토론토)을 제외하면 좀처럼 찾기 어려운 사례다. 아시아 선수로는 전체 2위에 오른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에 이어 당당히 2위에 올랐다.
호평이 가득했다. ‘블리처리포트’는 김하성에 대해 ‘2루든 3루든 유격수든, 김하성은 야구계애서 가장 가치 있는 수비수라는 것을 증명했다. 베이스볼 레퍼런스가 집계한 수비 WAR에서 세 포지션 모두 최소 2.0 이상을 기록했다. 누구도 할 수 없던 일을 했다’고 김하성의 수비력과 특별한 활용성을 ‘극찬’하고 나섰다. 수비를 잘하는 선수는 많지만, 김하성처럼 세 포지션 모두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한 선수는 리그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어 이 매체는 ‘그리고 김하성은 공격에서도 (팀의) 상당한 자산으로 발전했다. 2021년 0.622였던 OPS(출루율+장타율)가 0.708로 올랐을 뿐만 아니라 샌디에이고 최고의 도루 위협이 됐다’면서 공격과 주루에서의 생산성도 짚으면서 ‘28위도 우리가 그를 과소평가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칭찬으로 글을 맺었다.
김하성은 해가 갈수록 진화하는 선수다. 2021년 1년 정도의 메이저리그 적응기를 거친 김하성은 2022년 수비에서 먼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안정된 출전 시간이 보장되면서 공격 지표도 꾸준히 올라왔다. 그리고 올해는 그 수비력을 유지함과 동시에 공격에서도 폭풍 성장했다. 김하성의 조정 OPS는 2021년 73에서 지난해 105, 그리고 올해는 110까지 올라왔다. 한국인 선수 역대 최다인 38개의 도루까지 성공한 것은 보너스였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1위 경쟁에서는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가 웃었다.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가 확실시되는 아쿠냐 주니어는 적어도 올해는 리그의 절대 지존으로 뽑히는 오타니와 대등한 성적을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즌 159경기에서 타율 0.337, 41홈런, 106타점, 73도루, OPS 1.012라는 미친 성적을 거뒀다. 다시 나올 수 있을지가 궁금할 정도의 어마어마한 업적이다.
‘블리처리포트’는 ‘그가 올 12월에 26세가 되는 것을 고려할 때, 그가 아직 절정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도 안 되지만 또 그럴 듯하다’고 놀라워했다. 전체 2위에 선정한 오타니에 대해서는 ‘오타니가 건강을 유지하고 시즌 전체를 완주할 수 있었다면 이 목록에서 1위를 차지했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그는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와 요단 알바레스(휴스턴)의 합체였다’면서 부상이 1위 자리를 내준 주요한 원인이라고 밝혔다.
아쿠냐 주니어와 오타니가 1‧2위를 기록한 가운데 무키 베츠(LA 다저스), 게릿 콜(뉴욕 양키스), 코리 시거(텍사스), 프레디 프리먼(LA 다저스), 맷 올슨(애틀랜타), 마커스 시미언(텍사스), 코빈 캐롤(애리조나), 블레이크 스넬(샌디에이고)이 차례로 ‘TOP 10’에 입성했다.
11위부터 20위까지는 프란시스코 린도어(뉴욕 메츠), 훌리오 로드리게스(시애틀), 후안 소토(샌디에이고), 소니 그레이(미네소타), 오스틴 라일리(애틀랜타), 로건 웹(샌프란시스코), 군나 핸더슨(볼티모어), 카일 터커(휴스턴), 잭 휠러(필라델피아),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자리했다.
지난해 오타니를 제치고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한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부상 여파로 21위까지 처진 가운데 요단 알바레스(휴스턴), 바비 위트 주니어(캔자스시티),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호세 라미레스(클리블랜드), 펠릭스 바티스타(볼티모어), 얀디 디아스(탬파베이)까지가 김하성보다 위에 위치한 선수들이었다.
샌디에이고에서는 스넬(10위), 소토(13위), 타티스 주니어(24위)가 김하성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고, 조시 헤이더(44위), 잰더 보가츠(45위)까지 총 6명의 선수가 100위 내에 들었다. 아시아 선수로는 오타니(2위)와 김하성(28위)에 이어 센가 코다이(뉴욕 메츠‧56위)까지 단 세 명만 100위 내에 들어 이 랭킹의 난이도를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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