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와 금융 여건을 함께 고려하기 시작한 만큼 금리가 내년 상반기까지 동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가계와 기업의 금리 부담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어 물가가 안정된다면 추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도 약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나증권은 2일 1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결과에 대해 “연준은 현재 매크로 환경이 대체로 중앙은행이 유도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간밤 미 연준은 정책금리 목표 범위 5.25~5.50% 동결을 만장일치로 결정하며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지난 6월 이후 2회 연속 동결이다. 연준은 40년 내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해왔다.
최근 미시건대 기대 인플레이션 급등에도 불구하고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물가 하락은 팬데믹 이후 왜곡되었던 수요의 되돌림, 긴축적인 통화 정책을 통한 수요 약화와 공급측 회복 시간 확보의 두 가지 경로가 함께 작용했다고 봤는데, 첫 번째는 높은 실업률이나 낮은 성장 없이도 물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미국 경기가 견조했다고 판단했다”고 짚었다.
이어 “11월 FOMC 회의는 시장금리 상승이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지 여부가 중요했는데, 성명서와 기자회견에서 높은 장기금리나 강달러, 주가 하락 등의 금융 여건이 통화정책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이 확인돼 추가 금리 인상 확률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 여건이 통화정책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봤다. 긴축적인 금융 여건이 지속적이어야 하며, 장기금리 상승이 단순히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를 반영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 연구원은 “가계와 기업의 금리 부담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어 물가가 안정된다면 추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도 약화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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