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재료 최대 60% 할인…배추·천일염 1.1만t 푼다 [정부, 물가안정대책 발표]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배추와 무 [연합]

정부가 김장재료 수급 안정을 위해 배추, 무 등 농산물 약 1만1000t과 천일염 1만t을 시장에 공급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245억원을 투입해 김장재료 최대 60% 할인 행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달 채소류를 비롯한 농산물 가격이 지난달 13.5% 뛰어오르는 등 소비자물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물가 안정을 정책 최우선에 두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정부는 2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김장재료 수급 안정 대책’을 확정했다.

▶10월 물가 밀어올린 농산물값=이상기온과 맞물려 농산물값이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보다 동월보다 3.8% 올랐다. 물가상승률은 작년 7월 6.3%를 정점으로 올해 7월 2.3%까지 내려왔다가 8~10월 3개월 연속으로 3%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지난달 채소류(5.3%)를 비롯한 농산물은 13.5% 뛰면서 2021년 5월(14.9%) 이후 2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본격적인 김장철인 이달 주요 재료인 배추 가격이 1년 전보다 40%이상 비싸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관측 11월호 엽근채소’, ‘농업관측 11월호 양념 채소’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배추 도매가격은 상품 기준 10㎏에 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의 5561원보다 43.9%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2018년부터 작년의 최대·최소를 제외한 평균치인 평년 도매가격인 6838원과 비교하면 17.0% 비싸다. 또 다른 김장 재료인 대파는 이달 상품 기준 1㎏에 2700원으로 1년 전의 1809원보다 49.3% 비싸고, 평년의 1724원보다 56.6% 높은 수준으로 각각 예측됐다. 이는 최근 기상악화에 따라 출하량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건고추는 600g에 1만3500원으로 1년 전 1만2925원보다 4.4%, 평년의 1만1973원과 비교해 12.8% 각각 오른 수준으로 농경연은 내다봤다. 앞으로도 농산물값이 고물가의 주요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장재료 최대 60% 할인…수급 안정에 총력=이에 정부는 배추, 무, 고춧가루, 마늘 등 농산물을 약 1만1000t 방출하기로 했다. 이는 정부 비축 물량과 수입 물량을 합한 수치다. 천일염의 경우 역대 최고 수준인 1만t을 전통시장, 마트 등에 시중 가격의 3분의 1 수준으로 할인해 공급한다.

또 정부는 장바구니 부담 완화를 위해 김장재료 가격 할인 행사도 지원한다. 농수산물 할인지원 예산으로 작년 138억원보다 많은 245억원을 투입하고 농협과 함께 대파, 생강 등의 할인 판매를 지원한다. 농협·유통업계와 협력해 오는 29일까지 최대 50~60% 할인에 들어간다.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구매 한도는 다음 달 말까지 1인당 월간 최대 30만원 더 늘어난다. 이에 따라 지류형의 경우 구매 한도가 100만원에서 130만원으로, 카드형과 모바일은 15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각각 증액된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다음 달 20일까지 ‘김장재료 수급안정대책반’을 운영하며 수급 상황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달 4∼13일 소비자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정에서 김치를 직접 담그겠다는 답변은 63.3%로 작년보다 1.8%포인트 감소했다. 4인 가족 기준 김장 규모는 작년(21.8포기)보다 감소한 19.9포기로 조사됐다. 배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