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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포 경제인들이 한국과 중국 두 나라 중앙정부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 우려를 표하고 지방정부와 민간 경제차원에서 갈등을 풀 수 있는 교류를 적극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중국 베이징지회 등이 지난 1일(현지시간)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개최한 한중경제인협력간담회에서 서울경제가 만난 중국동포 경제인들은 이날 한국 경제의 위기와 활로 모색 등을 주요 내용으로 강연자로 나선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강연을 경청한 뒤 한-중관계를 ‘경색국면’이라고 요약했다.
1981년에 설립된 월드옥타는 전 세계 67개국 146개 지회로 구성된 재외동포 최대 경제단체다. 7000여 명의 정회원과 2만7000여 명의 차세대 경제인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김 지사의 강연을 듣기 위해 중국 전역에서 100명 가까운 중국동포 경제인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월드옥타 베이징지회 김영국 명예회장은 현재 한중 관계에 대해 “불통”이라고 단적으로 말했다. 그는 양국이 공히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라는 김 지사의 진단에 적극 동의하고 이 같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실리와 우정에 바탕을 둔 지방정부간, 민간경제 주체간 교류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세기 동안 베이징 현지에서 기업활동을 해 왔다는 김 명예회장은 “우선 두 나라 경제 전문가들이라도 적극적으로 교류해야 한다”며 “경제부총리 출신 김 지사가 영향력 있는 중국 고위 경제인사들을 만나서 소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명예회장은 “중국 중앙정부도 내심 중앙정부간 교류가 원활하지 않으니 지방정부와 민간차원의 교류가 활성화되길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중국정부도)이번 김 지사의 방중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음향기기 관련 사업을 한다는 중국동포 이영씨는 “현재 한중관계는 최악”이라며 “양국관계가 좋지 않다 보니 재중동포기업의 한국인 고용도 그 영향을 받아 줄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관계가 좋지 않다고 하지만 양국은 무역규모를 보더라도 서로 필요한 존재”라며 “김 지사처럼 미래를 위해 지방정부 차원에서 관계복원을 위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취임한 월드옥타 박종범 회장은 영상축사를 통해 “경기도가 세계한인 경제인대회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줘서 감사하다”며 “한중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공동주최한 중국아주경제발전협회 권순기 회장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과 경기불안이 세계 경제를 억누르고 있다”며 “한중경제협력의 중요성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도를 대표로 한중간 협력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협력의 장을 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한파로 알려진 닝푸쿠이 전 주한 중국대사는 “15년 전인 2005년부터 2008년까지 3년 간 한국에서 근무하고 경기도청도 찾은 적이 있다”며 “중한 수교가 31년이 지났다. 30여 년 공동의 노력으로 이룬 성과에 진심으로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공동의 노력이 중요하다. 서로 국민의 희망하는 대로 이익에 맞게 발전하리라 믿는다”며 “김 지사의 이번 방문은 지사로서 왔지만 지사 역할은 지방정부의 틀을 넘어섰고, 더 큰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베이징 일정에 앞서 자매결연 30주년을 위해 방문한 선양에서 이뤄진 하오펑 랴오닝성 서기와의 면담내용 일부를 전하며 지방정부간 교류에 공을 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오펑 서기는 한한령 해제 후 중국 관광객의 경기도 유치 등 경기도와의 경제 협력관계 구축에 적극 임하겠다는 의지를 김 지사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한중관계(한중수교)가 31년이 됐지만 (현재는)차갑다”며 “경기도와 랴오닝성의 모범사례처럼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해서 경기도가 중심을 잡고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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