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수신경쟁이 격화되면서 2금융권 예적금상품 금리가 최고 6%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고금리로 유치한 상품들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고객을 붙잡아두기 위한 대응책으로 특판 상품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금리비교 사이트 마이뱅크에 따르면 12개월 단리 기준으로 5%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상품은 135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준 가장 높은 금리는 원광 세마을금고의 5.36%가 차지했다. 예치금액 1000만원 기준 세후 이자로 45만3465원을 받을 수 있다. 서울 중앙종로 새마을금고 정기적금의 경우 6%대 금리 상품이 등장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고금리 예적금 상품 대부분은 새마을금고 지점들에 몰려 있다. 신협의 경우 지점에 따라 최대 4.9% 수준 금리를 기록했으며 단위농협은 4.2~4.0%대 금리가 가장 많았다.
금융소비자들 역시 과거 대비 신중해신 모습을 보인다. 금리만 살피는 것이 아니라 개별 지점의 경영공시를 분석하는 방법을 공유하며 상품 선택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본적정성이나 자산건전성을 면밀하게 살펴 부실 정도를 따지는 것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비은행금융기관 수신 평잔은 새마을금고 기준 올해 3월 정점을 찍은 후 빠른 속도로 감소했다. 지난해 11월에는 241조9053억원이었던 것이 올해 3월 263조7063억원으로 늘어났고, 다시 8월에는 242조787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올해 6월부터 발생한 새마을금고 합병, 부실 우려에 따른 뱅크런 등으로 일부 자금이 이탈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동시에 1금융권에서도 자금조달 차원에서 예적금 금리에 인상에 나선 것도 머니무브를 가속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1금융권에서도 4% 이상 예금 금리 상품이 일반화됐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북은행이 ‘JB 123 정기예금’ 상품에 우대금리 포함 4.30% 금리를 책정했으며 이어 DGB대구은행 4.25% 광주은행 4.18% 부산은행 4.00% 등 대부분 지방은행이 4% 이상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일부 은행 사이에서 10% 이상 고금리를 제공하는 예적금 상품도 일부 등장했으나, 가입금액을 월 1~30만원 수준으로 제한하거나 무작위 당첨을 우대금리 조건으로 걸고 있어 사실상 미끼상품이라는 평가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전국 10개 시중은행 부행장과 간담회에서 ‘시장금리 상승폭을 초과하는 금융권의 과도한 금리경쟁을 자제해달라’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의 금리 상승폭이 가팔라질 경우 2금융권은 더 큰 폭으로 금리를 인상할 수 밖에 없고, 이는 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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