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중(對中) 인공지능(AI) 반도체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중국 대학에서 엔비디아 AI 칩 대비 무려 3000배 뛰어난 칩을 개발했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이 쏠린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칭화대 연구진은 지난달 말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A100보다 컴퓨팅 속도가 3000배 빠르고 에너지 소모는 400만배 적은 ACCEL칩을 개발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ACCEL 칩은 실험실 환경에서 4.6페타플롭스(PFlops)의 컴퓨팅 속도를 기록했다. 1페타플롭스(PF)는 1초에 1000조번 연산할 수 있는 속도다. ACCEL 칩의 컴퓨팅 속도는 엔비디아의 A100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3000배 빠른 수준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연구진은 ACCEL 칩의 전력 효율성은 A100 대비 400배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현재 ACCEL은 고해상도 이미지 인식, 교통 식별 등 제한된 영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나, 연구진은 “머지않아 웨어러블 기기, 전기차, 스마트 공장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칩은 중국의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SMIC가 전통 트랜지스터 제조 공정을 활용해 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칭화대 연구진은 어떻게 현존 최고의 AI GPU보다 뛰어난 칩을 설계할 수 있었을까. 논문에 따르면 ACCEL은 기존 전자 기반의 컴퓨터 칩이 아닌 광자 기반 칩이다.
통상 컴퓨터 칩은 실리콘 내부의 미세 회로에 전자가 이동하며 트랜지스터를 작동시키는 개념이다. 하지만 전자 대신 광자를 이용하면 훨씬 적은 에너지로 전자보다 훨씬 높은 컴퓨팅 속도를 얻을 수 있다.
광자는 전자와는 달리 질량이 없어, 회로를 지나면서 생기는 마찰 등 불필요한 에너지 및 정보 손실이 사실상 0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사실 ‘광자 기반 AI 칩’ 아이디어는 독창적인 게 아니다. 이미 미국, 영국에서 여러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광자 기반 AI 칩 개발에 나선 업체들이 많으며, 일부 업체는 프로토타입 칩을 개발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을 정도로 상당한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다만 광자 반도체가 전자 반도체를 대체할 시기는 아직 먼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광자 칩이 대량 양산된 사례가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광자 회로를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기술도 미완에 머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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