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국민 첫사랑’ 수지가 ‘이두나!’로 과감한 변신에 나섰다. 서툴러서 더 애틋하고 보듬어주고 싶은 사랑도, 청춘의 말간 얼굴도 수지이기에 아름답게 표현이 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안나’로 극찬을 얻었던 수지는 이번 ‘이두나!’ 역시 캐릭터 그 자체가 되어 대체불가 존재감을 뽐낸다. 예쁘다는 말이 이제는 입이 아플 정도이지만, 화면 가득 아름다움과 사랑스러움을 담아낸 수지가 있어 ‘이두나!’가 더욱 반짝반짝 빛이 난다.
지난 20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감독 이정효)는 평범한 대학생 원준(양세종 분)이 셰어하우스에서 화려한 K-POP 아이돌 시절을 뒤로 하고 은퇴한 두나(수지 분)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드라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두나!’에서 수지는 두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제작 단계부터 캐스팅 1순위로 손꼽히며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았던 수지는 ‘이두나!’ 속에서 반짝반짝 빛이 났다. 예쁘다는 말이 끊임없이 쏟아진다. 웹툰을 찢고 나온 완벽한 비주얼에 눈호강이 저절로 된다.
또 원준 역 양세종과 가슴 설레는 로맨스를 형성하는 동시에 상처로 똘똘 뭉친 아픈 감정을 토해내며 더욱 깊어진 연기력을 뽐냈다. 특히 흡연, 욕설, 노출, 과감한 애정신 등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수지의 또 다른 얼굴과 연기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두나!’는 수지에게 큰 의미를 남기는 작품으로 여겨진다. 다음은 수지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이정효 감독이 인터뷰에서 “수지는 놀이동산에서 놀이기구 타는 걸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한번 타더니 너무 무섭다더라. ‘괜찮아?’라고 하면 ‘네! 그럼요! 저 이거 되게 잘해요!’라고 했는데, 그런 게 다 견뎌내는 거였다”라고 했다. 이 견뎌낸다는 말이 슬프게 들리기도 했는데, 어떤 의미였던 건지 궁금하다.
“제 성격인 것 같은데, 바이킹을 잘 탔던 시절이 있어서 안 무섭다고 한 거다. 촬영하면서 그런 순간이 또 있지 않았을까 싶다. 수중 촬영을 할 때도 물 공포가 있어서, 처음 연습을 할 때도 리허설을 할 때도 잠수를 못 하곤 했다. 들어가야 하는데 정수리가 물에 안 젖었다. 감독님도 걱정했는데, 저로서는 그냥 하는 거다. 그런 부분을 높게 봐주시면서 안쓰럽게 생각하신 것 같다. 저는 일이니까 진짜 그냥 하는 거다.”
– 바이킹 촬영 당시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비하인드가 있나?
“쓰고 있는 모자가 원준이 모자인데, 모자를 잃어버리는 설정이었다. 보조 출연을 하신 분은 상황을 모르니까 모자가 날아가자 뒤에서 잡아서 주셨다. 저는 올라가자마자 사색이 되어 무서워서 울 지경이었다. 촬영이 끝나고 나왔는데 한 번 더 찍어야 한다고 하시더라. 그때 나도 모르게 그분을 째려봤다. 그래서 한 번 더 탔고, 그분이 죄송해하셨는데 생각해보니 많이 째려본 것 같다.(웃음)”
– 오랜만에 아이돌 그룹으로 무대에 섰다. 어땠는지 궁금하다.
“그룹 활동할 때와는 다른 스타일링이고, 다른 멤버들과 그룹 합을 맞추다 보니 연습할 때 묘한 느낌이 있었다. 그 이후부터는 그 순간에 집중했다. 처음엔 안 맞고 힘들겠다 싶은 것도 있었는데 합이 맞아가면서 쾌감이 있었다.”
– 혹시 미쓰에이 활동 시절 두나처럼 숨고 싶었던 때도 있었나?
“숨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 두나가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돌이켜보니 저는 일로 그런 감정들을 견뎌냈던 것 같다. 두나는 너무 힘들어서 활동을 그만뒀지만, 저는 힘든 감정을 일로 풀어내다 보니 그런 감정을 제대로 느낄 새가 없었다. 어떻게 보면 회피인데, 다른 것으로 시선을 분산시키는 식으로 이겨내지 않았나 싶다.”
– 이제 30대가 됐다. 과거엔 일로 힘든 것을 이겨냈다고 했는데 30대 수지는 어떠한가.
– “내 시간이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일이 많았는데 지금은 일과 내 삶을 나누려고 한다. ‘나의 시간을 잘 보내야겠다’라고 생각한다. 예전엔 여러 일을 하면서 제 시간을 보낼 것이 없었는데 그때보다는 조절하면서 일을 하고 있으므로 제 시간이 생겼고 잘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두나의 마음이 원준에게 향하게 된 기점은 어디라고 생각하나.
“시작은 병원이다. 두나의 보호자라고 한다. 나쁜 의도 없이 다가왔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원준이가 무해하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낀 것 같다. 확 마음에 왔던 순간은 놀이공원인 것 같다. 여러 순간이 있을 텐데, 그를 지켜보고 바라보면서 조금씩 스며들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원준이가 미팅에 나가고 나서 자신의 감정을 확인하게 된다. 그렇게 보면 미팅이 맞는 것 같다.”
– 두나가 P와도 잘 어울린다는 반응이 많았다. 두나에게 P는 어떤 의미인가. 또 이진욱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두나와 P는 대본상으로도 텐션 감이 엄청 높다고 생각했고 잘 표현하고 싶었다. P는 아닐 수도 있지만 두나에게 P는 ‘사랑했던 사람, 날 버리고 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만약 이성적인 것이 하나도 없었다면 마음 아파하는 것이 없지 않았을까. 복잡미묘한 관계이기 때문에 텐션감이 느낀다고 생각했다. 이진욱 선배님과는 도로 신에서 두나가 감정을 토해내는데, 리허설 할 때 몰입을 너무 많이 해서 많이 때렸다. 선배님은 그걸 잘 받아주셨다. 그래서 정말 집중했던 기억밖에 없다. 드라마를 보니까 많이 아프셨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 P가 등장했을 때 두나가 원준의 손을 놓는다. 그것도 두 번이나. 원준이가 상처를 많이 받지 않았을까 생각하는데 어떤 마음이었나.
“P를 보자마자 원준이 손을 놓은 건 회사 사람이라서 본능적으로 그랬을 거라 생각해 바로 놓았다. 두 번째는 ‘얘기하고 올게, 정리하고 올게’라는 마음이었다. 원준이에겐 미안하지만, 이 마음을 정리하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컸다고 생각한다. P를 만나고 와야 원준이에게 확실하게 갈 수 있다. 그래서 P에게 토해낸 후의 병원신이 좋았다. 초반 원준이와 갔던 병원과 P와 갔던 것의 온도 차가 난다. 물론 원준이를 두고 온 것이 나빴다고 생각하지만 갔다 오고 나서 두나의 마음이 확실해져서 꼭 필요했던 순간이지 않을까 싶다.”
– 지금까지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수위 높은 애정신을 찍었다. 팬들의 입장에서는 ‘아직 안돼’, ‘수지 지켜!’라는 마음이 생길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웃음) 양세종 배우와 어떻게 촬영을 했는지 궁금하다.
“제가 대본으로 봤을 때는 자연스러운 흐름 같아서 예쁘게 표현하고 싶었다. 감독님, 촬영 감독님과 각도, 구도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면서 장면에 집중했다. 그래서 진하다는 생각은 많이 안 했다. 감독님과 ‘어느 정도로 진하기를 원하냐’는 얘기를 하면서 수위를 맞췄다. 청춘들의 마음에 있던 감정이 터져 나오는 순간을 표현하고 싶었고 두나가 리드를 해야 하는 것 같아서 정말 예쁘게 찍으려고 했다.”
– 양세종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얘기를 가장 많이 나눴다. 두나가 초반엔 장난도 많이 쳐서 원준이를 당황스럽게 하는 장면이 많았다. 리허설 때와 다르게 하면서 템포도 바꿔보기도 했다. 감정선이 딥해질 때는 이미 리허설 때 너무 몰입하고 감정을 토해내다 보니 너무 많이 울어 힘들었던 적도 있다. 그래서 리허설 때는 딴생각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절제하는 것이 힘들었다. 세종 오빠와는 호흡도 좋았고 서로 잘 배려하면서 몰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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