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와 정부가 같이 힘을 합쳐 인공지능(AI) 신약개발이라는 새 패러다임에 타야 한국이 글로벌 선두그룹에 도약할 수 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새 웨이브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AI 기반 신약개발 기업 스탠다임의 추연성 대표는 2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열린 ‘AI 파마 코리아 컨퍼런스 2023’에서 한국이 글로벌 AI 신약개발 트렌드를 주도하기 위해 정부와 산업계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약업계가 신약개발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이유는 비용 감축에 있다. AI 기술은 100만건 이상의 데이터를 단 하루 만에 분석하며 통상 10년이 넘는 신약개발 기간을 절반 가량 단축하고, 3조원에 달하는 개발비용을 5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다.
이에 국내 제약업계도 AI 신약 개발 분야에 뛰어들고 있으나 초기기술 투자 부족,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제약으로 글로벌 기업을 뒤따라가는 수준에 그친다고 추 대표는 진단했다.
그는 “지난해 376개 국내 AI 기업이 투자를 유치하는 등 한국은 AI 신약을 개발할 만한 기초체력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아직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글로벌 제약사들의 파이프라인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 등 격차가 크다”고 했다.
추 대표는 국내 제약업계가 이러한 격차를 넘어 글로벌 선두에 서기 위해 정부의 역할이 크다고 봤다. 정부가 개발 초기 단계의 기술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AI 신약개발 관련 데이터 기반을 구축해 기업들의 경쟁력 있는 기술 확보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R&D 자금 여력이 부족한 기업들의 초기 단계 기술을 지원하면 민간 제약사들의 참여도 자연스레 늘어날 것”이라며 “이를 위해 AI 신약개발 관련 국책과제를 기획하고, 신약개발 회사들의 협력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결과물을 내려면 고품질의 데이터가 많이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이를 관리하는 협의체나 기관을 만들고, 데이터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개인정보 문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추 대표는 AI 기술의 출현으로 신약개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며 이를 따라잡기 위해선 이전과 같은 접근법에 한계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와 산업계가 보다 과감한 투자, 지원 등의 협력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우리가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선두주자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바뀐 게임의 규칙에 따라 빨리 움직이는 것”이라며 “기존의 방식으로는 선두주자를 따라잡기 매우 어렵다. 업계와 정부가 모두 힘을 합쳐야만 지금까지 밀렸던 신약개발 분야에서 선두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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