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르 클리멘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이 지난 1일(현지시간) 지난 24시간 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마을 118곳을 포격했다며, 이는 올해 가장 큰 규모의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클리멘코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역의 27개 지역 중 10개 지역이 공격받았으며, 사망자 및 부상자가 발생했다고도 설명했다.
피해 지역은 동부 및 남부 전선 근처에 몰려 있다.
지난 몇 주간 러시아는 아우디이우카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에 자리한 이곳은 전략적 요충지로 손꼽힌다.
비탈리 바라바쉬 아우디이우카 시장은 “[아우디이우카가] 지도에서 지워지고 잿더미로 변해가고 있다”면서 “지난 하루 동안 대규모 포격이 40차례 이상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바라바쉬 시장은 이로 인해 민간인 2명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러시아 측이 제3의 공세 물결을 형성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아우디이우카를 포위 및 점령하고자 이곳에 증원된 병력을 쏟아붓고 있다는 게 우크라이나 측의 설명이다. 우크라이나 군 작전참모는 31일 기준 아우디이우카 지역에서만 러시아 공세 20건을 격퇴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북동부 하르키우주 쿠퍈스크 지역에도 집중 공세를 퍼붓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군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인근 영토 탈환 시도를 저지하고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중남부 드니프로 강변에 자리한 니코폴 남부의 아파트, 상점, 약국 등이 자리한 블록 한 곳이 공격당하고, 중부 크레멘추크에서도 폐쇄된 정유공장에 러시아 무인기에 의한 화재가 발생하는 등 최전선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곳도 공세를 피해 가지 못했다.
현지 관료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폴타바주 중부에 위치한 이 정유공장을 31일 오전 몇 차례 집중 공격했다고 한다.
이 정유공장은 과거 러시아가 전면 침공 이후 공격해 몇 주 만에 문을 닫기 전까진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던 곳이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대반격 작전을 펼치고 있으나, 동부 및 남부 지역의 러시아군 점령지 탈환에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서방 세계의 전쟁 피로감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서방 동맹국에 보다 최신 무기의 신속한 지원이 필요하며, 단결된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하면서도 현재 지지부진한 상황임을 인정했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또한 지난 1일 이번 전쟁이 이제 “자리 잡는” 혹은 “고정된” 단계로 치닫고 있다며 경고했다.
잘루즈니 사령관은 ‘이코노미스트’지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이렇듯 지지부진한 상황은 “군사력 재건의 시간을 벌어주기에” 러시아엔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잘루즈니 사령관은 러시아가 엄청난 손실을 입긴 했으나 “무기, 군사 장비, 미사일, 탄약 등 여러 측면에서 여전히 우위에 서 있다”고 경고하며 우크라이나의 동맹국에 현대 전자전 기술, 지뢰 파괴 기술에 더불어 전투기, 무인기 등을 지원해달라고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동맹 중 하나로 손꼽히는 조르지아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보반’과 ‘렉서스’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러시아 유튜버 2명의 장난 전화에 속아 전쟁에 대한 피로도를 털어놓기도 했다.
러시아 반대파를 겨냥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이 두 사람은 멜로니 총리에게 접근했다. 이들에게 속은 멜로니 총리는 “솔직히 말하자면 여러모로 피로도가 매우 높다는 게 사실”이라면서 “다들 출구의 필요성을 느끼는 순간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반격은 그들이 기대했던 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진행은 되고 있으나, 바뀌는 건 없었습니다. 이 전쟁의 운명을 바꾸진 못했다는 거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지원책을 하나로 묶은, 1060억달러(약 142조원)짜리 지원 패키지 승인을 의회에 요청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번 주 “우리의 지원 없이는 블라디미르 [러시아 대통령]이 성공하리라 장담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밤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성공에 너무 쉽게 빨리 익숙해지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연설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해안가와 해상을 더욱 보호할수록 세상을 더욱 보호하는 것”이라면서 러시아의 흑해 영향권을 줄이는 데 성공한 군의 성과를 특히 강조했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흑해 함대 사령부를 타격했는데, 이로 인해 러시아 선박 대부분이 크림반도를 떠난 상태다.
우크라이나는 흑해 연안을 따라 루마니아와 터키 근처를 통한 민간 선박의 안전한 곡물 수출 통로를 확보하고자 노력 중이다.
우크라이나 측은 최근 몇 달간 최소 70만 톤에 달하는 곡물을 러시아의 폭격으로부터 보호했으나, 러시아 전투기들이 민간 선박의 예상되는 항로에 “폭발물”을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 남부 작전 사령부는 “그러나 우크라이나 군의 보호 속에 수출 통로는 계속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1일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로부터 새로운 무기를 공급받고 있음에도 전쟁에서 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쇼이구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점령지인 자포리자, 헤르손, 도네츠크를 공격하면서 큰 손실을 입고 있으며, “군의 사기가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지난해 2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면적으로 침공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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