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소탕하기 위해 무차별적인 지상전과 공습을 계속하는 가운데 미국은 전쟁 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완전히 배제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교전 ‘일시 중지’의 필요성을 거듭 언급하며 민간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지만 자발리아 난민촌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가 늘면서 비판 여론도 확산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역내 파트너들과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가자지구 거버넌스 형태를 모색하고 있다”며 “그게 무엇이든 하마스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쟁 후 가자지구의 미래에 대한 여러 추측이 무성하지만 적어도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계속 통치하게 할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향후 미군이 가자지구에 주둔하거나 평화유지군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이든 미래에든 가자에 (미군) 지상군을 투입할 계획이나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은 하마스를 소탕한다는 기조 아래 휴전에 반대하면서도 인도주의적 목적의 교전 중단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캠페인 행사 중 “일시 중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포로들을 석방할 시간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행사 중 한 참석자가 “당신은 당장 휴전을 촉구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한 답변으로, 백악관은 인도주의적 지원과 인질들에 관한 언급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민간인 보호를 우선해야 한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라파 국경 검문소에서는 이틀째 외국 여권을 소지한 팔레스타인 주민의 탈출이 이어졌다. 가자지구 당국은 2일 라파에서 이집트로 넘어갈 외국인·이중국적자 500명의 명단을 공개했으며 여기에는 한국인 일가족 5명도 포함됐다.
한편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과 침투를 통해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스라엘 지상군 작전을 이끄는 이치크 코헨 이스라엘군 162사단장은 1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지금 가자시티 입구에 있다”고 말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도 “지상전은 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IDF는 이날 폭격으로 하마스 대전차미사일 부대 수장 무함마드 아사르를 제거했다고 자평했다. 반면 가자지구 정부는 이틀간의 공습으로 자발리아에서만 팔레스타인인이 최소 195명 숨졌으며 잔해 속에 매몰된 이도 120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이 민간인과 무장 세력을 구분하기 힘든 지역에서 공습할 때 하던 사전 경고도 없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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