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AI 기술 강국 넘어 거버넌스 선도국 꿈꾼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대전 유성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열린 대덕연구개발특구 50주년 미래비전 선포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영국에서 개최된 ‘1차 AI(인공지능) 안전성 정상회의(AI Safety Summit)’에 화상으로 참석해 AI의 안전한 활용 및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글로벌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번 회의 참석을 통해 윤 대통령은 AI 기술 강국을 넘어 디지털 규범과 거버넌스 선도국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관측이다.

AI 정상회의는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 등 기술 고도화로 AI의 안전성과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제사회 차원에서 대응을 논의하자는 리시 수낵 영국 총리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이번 회의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수낵 총리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안토니오 구테레쉬 유엔사무총장 등이 참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 참석해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의 등장이 우리 삶의 편익을 증진하고 산업 생산성을 높여주었지만, 디지털 격차가 경제 격차를 악화시키고 급증하는 가짜뉴스가 우리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선거 등 민주주의 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AI를 비롯한 디지털은 오로지 인간의 자유와 후생을 확대하는 데 기여해야 하고 개인과 사회의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누구나 경쟁과 혁신의 기회를 공정하게 보장받고, 디지털이 만드는 혜택을 사회 전체가 골고루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며 AI와 디지털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자유·공정·안전·혁신·연대라는 다섯 가지 원칙을 담아 발표한 ‘디지털 권리장전’의 의미를 각국 정상들과 공유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AI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에 적극 기여할 수 있도록 유엔 내 국제기구 설립을 지원하기 위한 ‘AI 글로벌 포럼’을 개최하고, 이번 정상회의에서 제안된 ‘AI 안전네트워크’ 및 유엔이 지난 10월 발족한 ‘AI 고위급 자문기구’와도 긴밀한 협력 의지를 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인공지능(AI) 중요성을 줄곧 강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1일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연설을 통해 “중소기업들이 자금 여력 부족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기술 개발 분야와 인공지능·머신러닝·자율주행 등의 딥테크 분야에 대한 R&D(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제20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는 “AI는 모든 산업과 문화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기반기술로서 중요성이 매우 크다. 그 자체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도 한다”며 AI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영국과 공동으로 ‘미니 정상회의’도 6개월 뒤에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윤 대통령은 AI 강국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해가겠다는 복안이다.

대통령실은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각국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논의를 더욱 진전시켜, 6개월 뒤 영국과 함께 공동 개최할 미니 정상회의를 충실히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